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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선언 이행과 평화정착 과제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5-06-22 00:00 | 1,353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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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55주년만인 2000년 6월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 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립과 갈등의 남북관계를 화해협력, 공존공영의 남북관계로 전환할 것으로 약속하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의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

6.15 공동선언 이전의 남북한은 적대적 의존 관계라는 틀 속에서 서로 상대방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내부 권력을 강화하기도 했고, 상대를 부정하는데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자폐적인 정의관(Self Righteous Posture)에 사로 잡혀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비록 선언적이기는 하지만 6.15 남북 공동선언에서 남북사이의 대립갈등 관계를 화해 협력, 공존 공영관계로 발전시킬 것을 약속한 것은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남과 북이 반세기 이상 지속해 왔던 적대적 의존관계를 청산하고 호혜적 의존관계로 발전시키는 데에는 많은 난관이 가로 놓여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의 변화 여부 논쟁, 6.15 남북공동선언에서의 통일방안과 관련한 논쟁, 대북 송금 관련 특검수사 진행 등으로 남북화해시대의 남남갈등 이란 역설이 형성되기도 했고, 북쪽도 미국의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 강경정책 추진과 9.11 테러사태 이후의 정세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남북관계에 심한 기복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난관들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남북관계가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분명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한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남과 북은 14차례에 걸친 장관급회담을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의 당국간 대화를 지속해 오고 있으며, 철도, 도로를 연결하고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는 등 경협과 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2004년 6월 설악산에서 열린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과북은 우발적 충돌방지와 상호 비방중지 등 초보적 수준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조치를 시행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지난해에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남쪽에 반입되어 판매되었고, 남쪽에서 개최된 부산 아시안게임과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는 북측이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여 열띤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으며 얼마전에는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하여 이를 기념하기 위한 남쪽 방송사의 음악회가 북쪽 금강산지역에서 개최되기도 하였다.

북한도 남북한 교류확대에 맞추어 개혁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발표한데 이어 신의주 특별행정구 설치(9월 12일), 금강산 관광지구법(11월 3일), 개성공업지구법(11월 20일)을 발표하는 등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이제 남과북 모두가 6.15 공동선언 이후 시작된 변화를 그 이전 상태로 돌이킬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남북한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변화들은 그 하나가 6.15 공동선언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었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가 시사하는 여러가지 의미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한이 다방면의 인적, 물적, 교류 증대를 통해 남북 경제, 사회문화 공동체 건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한반도에 있어서의 냉전 체제 종식 및 평화 체제 구축여건이 조금씩 조성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지 5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한반도는 북한 핵문제로 인한 위기와 기회라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북간 대립으로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 대화는 계속되어야 하고 남북대화가 북핵 문재 해결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일관되게 경주해 왔다.

그 결과 지난 6월 11일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남북대화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고, 북핵문제 해결에 유용한 채널로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양국 정상이 북핵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한편 남북 당국도 지난 5월 차관급 회담을 개최하여 10여개월간 표류해 왔던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동 회담에서 6월 14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6.15 남북공동행사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며,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대화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북측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결단을 촉구해 나갈 것이다.

2005년 6월, 지금 한반도는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동북아 시대로 발전해 나가느냐, 아니면 북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지속하면서 ‘신냉전 체제’로 되돌아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5년전 남북의 정상이 대립과 갈등의 남북 관계를 화해 협력의 관계로 전환하는 돌파구를 마련 했듯이 6.15 공동선언 5주년을 맞는 이번 6월, 남과 북이 주도적으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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