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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6자회담 2단계회의 : 평가와 한국정부의 역할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7-01-27 00:00 | 1,412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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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정세가 악화된 가운데 제5차 6자회담 2단계회의가 12월 18일에서 22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다. 6자회담이 13개월만에 재개된 데는 사실 한국 정부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있었다. 그간 한국의 참여정부는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과 함께 동북아 평화 회복을 위한 협상의 동력을 살리는데 외교 역량을 적극적으로 기울였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50년 이상 적대관계를 지속해와 신뢰의 기반이 전혀 조성되어 있지 않은 북·미 양국이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도록 설득외교를 활발하게 전개했다.
먼저 9월 14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 모색에 합의하였는데, 이의 핵심은 작년 가을 9·19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 포기와 대북 안전보장의 교환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의 위폐제조 혐의를 근거로 대북 금융제재를 가하고 북한이 이를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간주하여 6자회담 재개가 난항을 겪어 왔으므로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사실상 6자회담의 틀 속으로 끌어들여 북한을 협상장으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또한 북한 핵실험 직후 이루어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하여 대북 제재와 병행하여 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에 합의하였고, 11월 중순 하노이 APEC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을 제외한 모든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재확인하였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북·미 대화를 종용하는 가운데 한국정부가 그간 꾸준히 전개한 설득이 주효하여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 폐기를 조건으로 한국전 종전 문서 서명을 위한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물론 제5차 2단계회의가 ‘가장 이른 기회’에 재개하기로 합의하고 휴회함으로써 ‘조기 수확’을 거두는 데는 실패하였다. 그러나 각국이 ‘9·19 공동성명’ 이행의지를 재확인하였으며, 특히 북핵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위한 회담의 모멘텀을 회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미국측이 종전과 달리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협상 타결의 새로운 희망이 열렸다. 먼저 미국이 그간 계속 거부하여 왔던 북·미 양자회담이 대북금융제재에 대한 양자 실무회담이란 형태로 6자회담과 동시에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또한 미국측은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중지하고 IAEA의 사찰을 받을 경우 안전보장을 공식적으로 약속하고, 핵 보유 현황을 신고할 경우 경제 지원에 착수하며, 신고 내용 검증과 동시에 북·미 수교 협상을 개시할 뿐 아니라 핵 해체시에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도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행동일정표를 제안 하였다. 이에 대해 북한이 초기단계 조치로 영변 5MW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IAEA 감시를 수용할 뜻이 있음을 내비치면서도 BDA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쳐 협상의 타결 여부는 결국 1월중 재개될 북·미 실무회담에서 BDA 문제에 대한 진전을 이루 느냐의 여부에 걸리게 되었다. 물론 이를 통해 초기 단계 이행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도 핵 동결 이후의 신고, 검증, 폐기로의 비핵화와 각 과정마다의 보상이 타결되려면 또 다른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한국정부는 북·미 실무회담 개시뿐 아니라 핵폐기 조치를 많은 단계로 잘라 제시하는 북한의 ‘살라미 협상전술’을 극복하는 ‘패키지식 해결’ 방안 아이디어를 미국측에 조언하여 미국이 이를 핵 폐기 일정표로 제안하도록 하는 등 회담의 조율사·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 하였다. 어쨌든 현재 미국의 ‘선 핵폐기’ 주장과 북한의 ‘선 제재 해제’요구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회의 휴회되자 6자회담 무용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미간 50년 이상의 적대관계와 세계 주요 강대국들의 이해가 교차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상황을 감안할 때, 북핵문제가 몇 차례의 협상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북한문제는 위기가 고조될 때 오히려 타결될 기회도 높았다. 물론 북핵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되려면 무엇 보다도 북한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또한 부시 행정부도 북한이 안심하고 핵 폐기에 나설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요망된다.
한국 정부는 어렵게 찾은 회담의 기회를 최대한 살려나가야 한다.
한·미동맹을 주축으로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면서 북한을 설득하여 한·미가 공동으로 바라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여야 한다. 또한 6자회담 당사국들이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틀에 대해 합의를 보고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동시행동’과 ‘상호위협감소’(Mutual Threat Reduction)라는 두 가지 원칙에 의거하여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조율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기고자 경력사항>
o 01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o 04 미 듀크대 객원교수
o 06 한국슬라브학회 연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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